감칠맛 가득 중화식 가지볶음, 집에서도 간단하게 즐겨요
매일 먹는 반찬에 가끔 싫증이 날 때, 중국집에서 맛봤던 가지볶음이 문득 생각나더라고요. 평소에는 잘 안 먹는 가지지만 중화풍으로 매콤하게 볶아내면 색다르고 맛있을 것 같아서 주말 저녁에 한번 도전해 봤어요.
중화식 가지볶음 레시피, 재료와 조리 과정
중화식 가지볶음은 부드러운 가지에 매콤 달콤하고 짭짤한 소스가 잘 배어들어 밥도둑으로 불리는 요리예요. 중국 사천 지방의 유명한 가지 요리인 어향가지볶음에서 유래된 메뉴로, 돼지고기와 각종 양념을 활용해 감칠맛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에요. 참고로 어향이라는 이름은 생선 향이라는 뜻이지만 정작 이 가지볶음에는 해산물이 들어가지 않아요. 마늘, 생강, 고추 등의 향신료로 맛을 내기 때문에 생선 없이도 깊은 풍미를 즐길 수 있어요. 오늘 이 글에서는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가지볶음 레시피와 함께, 실패하지 않는 팁과 요리를 하며 느낀 소소한 이야기, 그리고 완성된 요리 후기까지 차례로 소개해 보려고 해요.
필요한 재료로는 주인공인 가지 2개 정도와 돼지고기 100그램, 그리고 양파 반 개, 대파 1대, 마늘 3쪽, 생강 약간 등이 있어요. 돼지고기는 감칠맛을 더해주지만 없으면 생략해도 괜찮아요. 양념 재료로는 굴소스와 진간장, 매콤한 맛을 더해 줄 두반장 같은 중화 양념, 식초와 설탕, 마지막으로 고추기름 또는 식용유가 필요해요.
먼저 가지는 꼭지를 떼고 길이로 반 갈라 도톰하게 썰어 주세요. 돼지고기도 기름기가 적은 부위를 한 입 크기로 썰어 소금과 후추를 살짝 뿌려 밑간해 둡니다. 팬에 식용유를 넉넉히 두르고 중간보다 조금 센 불에서 가지를 앞뒤로 노릇하게 볶아 기름에 코팅하듯 익힌 다음 키친타월 위에 건져 두세요. 같은 팬에 돼지고기를 넣고 겉면이 살짝 노릇해질 때까지 볶아 주세요. 고기가 어느 정도 익으면 다진 마늘과 생강, 송송 썬 대파를 넣어 향이 올라오도록 함께 볶아 주세요. 돼지고기가 완전히 익고 파와 마늘의 향긋한 냄새가 퍼지면 채 썬 양파를 넣고 양파가 투명해질 때까지 계속 볶아 주세요.
이제 양념을 넣어 볶을 차례예요. 작은 그릇에 굴소스 2큰술, 진간장 1큰술, 설탕 1큰술, 식초 1큰술, 두반장 1큰술과 물 2큰술을 미리 섞어 양념장을 준비해 두세요. 양파가 충분히 익었다면 불을 센 불로 올리고 준비한 양념장을 팬에 한꺼번에 부어주세요.
양념장이 바글바글 끓으면서 재료들에 골고루 배도록 잘 저어 가며 약 2분간 볶아 주세요. 마지막으로 아까 미리 볶아 둔 가지를 팬에 다시 넣고 소스와 함께 재빨리 볶아줍니다. 모든 재료에 양념이 잘 어우러지면 불을 끄고 참기름을 약간 둘러 향을 더하세요. 접시에 먹음직스럽게 담아 통깨를 솔솔 뿌려주면 더욱 먹음직스러워요. 이렇게 하면 집에서도 손쉽게 중화식 가지볶음이 완성됐어요.
실패하지 않는 가지볶음 비법과 요리 팁
가지가 물컹해지지 않게 만드는 것이 이 요리의 관건이에요. 수분이 많은 가지는 잘못 조리하면 물이 많이 생기고 식감이 흐물거릴 수 있어요. 실패하지 않는 비법은 가지를 볶기 전에 소금을 약간 뿌려 10분 정도 절여 두거나, 처음부터 끝까지 센 불에서 빠르게 볶아내는 거예요. 소금에 살짝 절인 가지는 키친타월로 물기를 꼭 짜주면 한층 탄탄한 식감으로 변해요. 또한 조리 내내 불 세기를 약하게 낮추지 않고 유지하면 가지에서 물이 덜 나오고 탱글탱글한 식감을 살릴 수 있어요. 혹시 기름을 많이 쓰는 것이 부담된다면, 가지를 볶기 전에 전자레인지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어요. 먹기 좋게 썬 가지를 접시에 담아 랩을 씌운 뒤 2분 정도 돌려주면 수분이 일부 날아가 기름을 적게 써도 잘 익고 덜 물러져요. 그리고 한꺼번에 너무 많은 가지를 볶기보다는, 양이 많을 때 두세 번에 나눠서 볶아야 물이 생기지 않고 끝까지 탱글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어요.
양념 맛은 기호에 따라 조절할 수 있어요. 두반장의 양을 줄이면 덜 맵고 부드러운 맛이 되고 많이 넣으면 화끈하게 매운맛이 살아나요. 참고로 저는 아이들과 함께 먹을 때는 두반장을 평소의 절반만 넣어 맵기를 조절하고, 어른들만 먹을 땐 청양고추까지 더해 칼칼하게 즐기곤 해요. 또 식초와 설탕의 비율을 취향껏 가감하면 새콤달콤한 정도를 내 입맛에 딱 맞출 수 있어요. 중화요리 특유의 깊은 감칠맛은 굴소스에서 나오는데요, 굴소스가 없다면 진간장에 설탕 한 꼬집을 섞어 대신 사용해 보세요. 매운맛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청양고추를 추가로 썰어 넣거나 마지막에 고추기름을 조금 더 둘러 칼칼한 풍미를 살려도 좋아요. 그리고 소스를 걸쭉하게 만들고 싶다면 마지막에 전분물을 조금 넣어보세요. 물 2큰술에 녹말가루 1작은술 정도를 풀어 넣고 살짝 끓이면 재료에 양념이 더 잘 엉겨 붙어 윤기 나는 소스를 만들 수 있어요. 참고로 돼지고기 대신 다진 소고기나 닭고기를 사용해도 잘 어울리고, 기호에 따라 채 썬 피망이나 버섯을 추가해 색다르게 즐길 수도 있어요. 집에 있는 재료를 활용해 나만의 가지볶음을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예요.
가지볶음을 만들며 느낀 일상 이야기
사실 저희 가족은 평소에 가지를 그다지 즐겨 먹는 편이 아니었어요. 저 역시 예전에는 가지 반찬을 잘 먹지 않았는데, 이렇게 매콤하게 볶아내니 생각이 달라지더라고요. 그런데 중화식 가지볶음을 만들어 식탁에 올렸더니 이번만큼은 모두들 접시를 싹 비우더라고요. 며칠 전 주말 저녁 반찬으로 처음 이 요리를 선보였을 때, 가지를 잘 안 먹던 남편과 아이들도 한 입 맛보자마자 연신 맛있다고 감탄하며 밥까지 두 그릇씩 더 먹었어요. 매콤 달콤한 소스 덕분에 가지 특유의 식감이나 향이 눈에 띄지 않아서 그런지 가족 모두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었어요. 제가 한입 먹어봐도 양념이 잘 밴 가지가 정말 밥과 잘 어울려서 역시 밥도둑이라는 생각에 절로 웃음이 나왔네요. 그날 이후 이 중화식 가지볶음은 우리 집 식탁에 자주 올라오는 단골 메뉴가 되었어요. 가족들이 오히려 먼저 가지볶음을 해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좋아하게 되었어요.
요리를 만드는 내내 부엌에는 맛있는 냄새가 가득 풍겼어요. 재료를 볶을 때마다 퍼지는 마늘과 고추기름 향에 저까지도 군침이 돌았어요. 센 불에서 재료를 볶아낼 때 살짝 올라오는 불향까지 더해지니, 잠깐이나마 제가 중식 요리사가 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어요. 가지를 썰면서 혹시 아이들이 가지 식감을 싫어하면 어쩌나 조금 걱정했는데 완성된 요리를 보니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도 모두가 맛있게 먹어주었어요. 남편도 식사를 마치며 중국집에서 먹은 것보다 맛있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해주어서, 요리한 저도 어깨가 으쓱했어요. 평범했던 주말 저녁 시간이 이 중화풍 가지볶음 하나로 특별해져서, 요리하는 저도 참 뿌듯하고 행복했어요.
완성된 중화식 가지볶음 맛 평가와 추천 포인트
완성된 요리는 가지에 윤기 자르르 흐르는 붉은빛 소스가 먹음직스럽게 배어 있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돕니다. 한 입 맛을 보면 매콤하면서도 달콤하고 짭짤한 풍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정말 훌륭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또 가지가 탄력 있게 잘 익어서 양념이 속까지 배어 있어 입안 가득 풍부한 풍미가 퍼집니다. 마늘과 두반장의 매콤한 향이 어우러져 중화요리 특유의 깊은 맛이 느껴지고, 뒤끝에 살짝 도는 식초의 새콤함이 느끼함 없이 입맛을 돋워줘요. 함께 볶은 돼지고기도 부드럽게 어우러져 고소한 맛을 더해주니 채소만으로 만들 때보다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어요. 특히 윤기 자르르 흐르는 진한 소스가 밥알 하나하나를 감싸줘요. 그래서 이 가지볶음을 밥에 비벼 먹으면 정말 기가 막혀요.
이 가지볶음은 밥반찬으로도 좋지만 맥주나 청주 같은 가벼운 술안주로 내놓아도 잘 어울려요. 여름철 제철 가지를 듬뿍 활용한 요리라, 제철에 만들어 먹으면 영양도 더욱 풍부하고 맛도 한층 좋아요. 매콤한 맛 덕분에 입맛이 없던 날에도 한두 조각 먹다 보면 금세 식욕이 살아나요. 채소를 평소에 잘 안 먹는 아이들이나 가지를 꺼리던 분들도 이 요리는 소스 맛에 반해 어느새 가지를 싹 비우게 되어 자연스럽게 채소 섭취를 늘릴 수 있을 거예요. 가지에는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보랏빛 색소 성분인 안토시아닌은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 혈액순환 개선과 노화 방지에 도움을 준다고 해요. 이렇게 맛있게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영양까지 챙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메뉴라고 할 수 있죠. 혹시 가지볶음이 조금 남는다면, 다음 날 따뜻한 밥 위에 수북이 얹어 간단한 덮밥으로 즐겨보세요. 별도의 반찬이 필요 없을 만큼 훌륭한 한 그릇 식사가 돼요. 무엇보다 특별한 재료가 필요 없고 재료비 부담도 적어서, 복잡한 기술 없이도 만들 수 있으니, 집에서 색다른 메뉴가 생각날 때 부담 없이 한번 직접 만들어 보세요. 이 중화식 가지볶음으로 오늘도 맛있고 행복한 식탁 차려보셨으면 좋겠어요.